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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시대유감

헬맷과 방패, 돌을 들라는 것인가.

by G_Gatsby 2008. 5. 26.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더라 "

  1987년 1월. 고 박종철 열사를 고문했던 치안 본부장이 한 말이다. 공권력은 민주주의를 외치던 한 사람의 죽음을 이렇게 설명 했다. 언론은 침묵 했다.  진실은 같은해 5월,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과 한 검사의 끈질긴 추적 끝에 세상에 알려 지게 되었다. 그리고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권력이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 그리고 사실을 보도하지 않으려는 언론의 자율적 침묵에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뛰어나가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를 외쳤다. 군사 독재 권력도 더 이상 국민의 분노를 막을 수가 없었다.

  촛불 시위가 거리로 뛰쳐 나왔다. 정부에 대한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촛불을 들고 외쳐도 정부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서 분노를 표출 했다. 그리고 수십명의 시민들이 불법시위자로 경찰에 연행 되어 갔다.

  언론은 침묵으로 일관 한다.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수천명이 거리로 뛰어 나오고 수십명이 연행 되었지만 보도에 적극적이지 않다. 불법 집회에 촛점을 두고 조중동 언론은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몰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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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이 모금한 돈으로 신문 광고를 낸 2008.5.26일자 경향신문 1면]


"침묵은 곧 거짓말 "

  "언론의 침묵은 곧 거짓말" 이라는 말이 생각 난다.
조중동 언론은 촛불 집회 문화제를 좌파 선동 세력 이라고 말해 왔다. 거기에 국민들은 분노 했다. 이번 거리 시위를 불법 폭력 시위로 몰아 간다. 거기에 국민은 또 다시 분노 할 것이다.

  일부 언론은 "불법 시위 만큼은 철저 하게 막아야 한다" 라고 객관적 위치를 주장 한다. 일부 시민들은 교통 불편을 가중 시켰다며 불만을 토로 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거리로 나가 협상 무효를 주장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주장 한 것이 아니다.  우리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량한 사람들이 거리로 뛰어 나가 공익을 위해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못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이 세상을 더럽히지 않는다. 권력과 부에 대한 끝없는 욕심과 그릇된 이기주의가 지식 이라는 가면을 쓰고 진실을 가릴때 세상은 오염되고 파괴 되어 가는 것이다. 우매한 국민, 선동된 국민 탓을 하며 국민들을 훈계 하려는 권력과 일부 언론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 헬맷과 방패, 시위자들에게 돌을 들라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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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에게 끌려 가는 시민]

  경찰의 과잉 반응도 아쉽다. 거리 시위에  핼맷과 방패가 동원되어 시민들을 연행해 갔다.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위협 받았다. 전주 에서는 정부를 규탄하던 40대 남성이 분신 자살을 기도 했다. 생명이 위독하다고 한다.

  이토록 국민적 감정이 좋지 않다. 이것을 핼맷과 방패로 억압 하려고만 한다면 저항은 더 거세질 것이다. 적어도 폭력이 동원된 시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살수차와 폭행이 가해 진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시위 진압때 추부길 청와대 비서관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사실이라면 더 우려할 만한 일이다.

  무장한 전경에 의해서 진압이 이루어 지고, 사법 처리를 말하며 선동 세력을 찾겠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돌을 던지라는 전쟁 선포와 다름 없다. 조중동 언론을 등에 업고 국민 감정을 무시 하면서 과거로 회귀 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혹자는 80년 광주 사태를 연상 시킨다고 말한다. 시민들에 대한 과격한 진압, 언론의 침묵이 그렇다는 것이다. 광주 민주화 운동때 북파공작원이 선동을 했다는 말까지 있었다. 그렇게 진실은 은폐되고 오도 되었던 것이다.  눈과 귀를 막고 진실을 은폐하려고 한다면 갈수록 사태는 커질 것이다. 국민의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 서고 있다.

인류의 역사 속에는
백성이 자기를 손가락질한다고
백성의 손가락을 잘라 버리는 왕들이 있었다
지구를 통틀어
지금은 그런 왕이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단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백성이 자기를 손가락질한다고
백성의 손가락을 잘라 버리는 왕이 있다면
백성들은
백성들 모두의 팔다리가 모조리 잘라져
절구통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왕에 대한 항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2008년 5월 25일 소설가 이외수 -

촛불 집회 주최자는 사법 처리 하겠다고 말했다. 거리 시위자는 현행범으로 체포 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잘못된 것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는 대체 어디서 내야 하는가. 그러면서 민주주의 정부, 국민을 섬기는 정부 라고 말을 하는가. 한 대학생이 이런말을 했다.
" 힘없는 자의 폭력은 눈에 보이고, 힘있는 자의 폭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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