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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시대유감

MB정부, 오판인가 오만인가

by G_Gatsby 2008. 7. 1.


촛불집회에 대한 정부의 자세가 고압적이다.
조중동 언론은 촛불집회를 폭력시위로 몰아가고, PD수첩과 인터넷의 문제점을 보도하기에 바쁘다. 검찰은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을 인지사건으로 수사하기로 했고, 경찰은 광우병국민대책 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구속시키고 있으며 최루액 사용과 집회개최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한다.
이런 극한의 대치속에,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21년 만에 거리로 나섰다.

“ MB정부 오판인가 오만인가”

  여론조사 결과는 가끔 달콤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촛불집회에 대한 반대여론이 늘어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고시를 강행했다.
일부 보수단체들의 촛불반대 시위와 지지도가 소폭으로 오르자 이것을 근거로 촛불시위를 불법폭력집회로 밀어 붙였다. 조중동 언론은 PD수첩 때리기와 촛불집회의 폭력성을 집중적으로 보도했고 경찰은 물대포와 곤봉으로 시민들을 진압하기 시작했다. 조갑제씨는 총을 쏴야 하지 않느냐는 망언도 서슴치 않는다. 이것이 이명박 정부가 소통을 통해서 촛불을 끄려는 노력이다. 과연 이렇게 해서 촛불을 끌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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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말하는 김영삼氏, 식사는 하고 다니십니까?]

  이명박 정부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여론조사 결과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가 그다지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신뢰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촛불집회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두달간 이어졌던 집회에 사람들은 지치고 피곤하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촛불도 점차 감정적으로 격해지고 있다. 대중은 폭력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촛불집회에서 발생하는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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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초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것은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촛불을 끄려면 마음속에 있는 촛불을 꺼야한다. 촛불을 끄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간 정부가 보여줬던 거짓말과 오해는 불신의 장벽을 너무 높게 쌓았다. 그래서 신뢰 회복의 방법이 강경진압이 아닌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대응이 오판은 아닌 것 같다. 지지율이 아직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는 것을 모를리 없다. 치밀하게 언론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론조사의 팩트를 이해 못할리 없다.
이것은 오판이 아니라 오만이다. 정부가 조중동 언론을 보호해 주면서 조중동이 색깔논쟁과 세력간의 갈등으로 몰아 가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하다.

  정부는 편 가르기를 통해서 자기편의 기본논리만 강조하는 사회로 만들어 가고 있다. 정치철학이 부족한 권력이 행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이것은 갈등과 탄압을 양산하고 불신과 배신의 사회를 양산 한다. 이것은 불행했던 과거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홍보하고, 전국 읍면장을 소집하는 것은 정부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중의 판단을 듣는 것이 여론수렴이다. 정부와 조중동이 하는 것은 대중 쇄뇌이며 본질 흐리기다.  반대논리를 권력으로 진압하고 정부의 논리만 대중에게 강요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80년대 군사 독재시절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오만함은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 경제력은 선진국 문턱에 들어 섰지만 인권과 국가 부패성,삶의 만족도는 후진국 수준이다. 정경유착과 권언유착은 대한민국을 비판하는 단골메뉴다. 권력의 오만함을 개선하지 않으면 선진국 진입은 불가능 하다. 그래서 정부가 말하는 경제살리기와 선진국 진입의 구호는 공허하기만 하다.

“ 마주달리는 기차,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촛불집회에 대처하는 경찰과 검찰의 모습을 확실히 기억해야 한다. 경찰과 검찰이 권력을 위해서 얼마나 치졸하고 비열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도로를 막고 근거 없이 사람을 연행하고 폭행하는 현실을 기억해야 한다. 국가의 공권력이 인권을 무시하는 이 시대를 기억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폭행하고 특정세력을 옹호하는 그들의 모습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먼저 바꿔야 할것이 무엇인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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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이 뽑은 정부를 물러가라고 외치는 대중의 구호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속아서 물건을 샀는데 리콜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용주의를 내세우는 대한민국 CEO가 그것도 이해못한다면 곤란한 일이다. 본질은 놔두고 하나의 사실만 끄집어 내어서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치졸한 방법이다. 공기업도 민영화 한다며 배짱을 부리면서 그런 구호에 경찰,검찰을 동원해서 때려잡자는 논리는 유치하기 짝이 없다. 요즘 초등학생도 그렇게 속좁은 감정적 대응은 하지 않는다.

  애국심은 국민의 진정성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권력에 대한 신뢰와 지지가 이어질 때 비로소 발휘가 된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서 경제살리기와 애국심에 호소하는 정부의 모습은 그래서 답답하다. 국민의 감정도 다독이지 못하는 정부가 무엇을 잘할수 있겠는가. 대다수 국민은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 국가가 잘되길 바란다. 그리고 하루 빨리 촛불을 끄고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경찰의 강경진압은 더 큰 비극을 초래한다. 이제 민주노총 총파업이 있고, 불교, 기독교의 시국선언과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쇠고기 문제로 발생한 촛불 시위는 정부의 미숙한 대응으로 갈수록 커져 가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는 편가르기식 여론호도를 중지하고 대화와 타협, 그리고 진정한 반성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지지를 되찾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이제, 21년전 모습으로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거리로 나왔다. 단지 진실만을 이야기할 뿐이라는 사제단의 모습은 비장하다. 늘 권력의 잘못된 것을 비판하고 아비규환의 현실에서 진실을 논하던 모습은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사제의 말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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