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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문화

천하를 얻은 글재주 - 삶을 살찌우는 천재들

by G_Gatsby 2009. 12. 14.


지난 역사를 통해 우리는 부인할 수 없는 몇 가지 사실들을 발견하곤 한다.
붓은 칼보다 강하고, 부드러움은 강한 것을 이긴다는 것이다. 힘이 지배하던 세상도 존재했지만 적어도 문명의 역사에서는 이러한 칼의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인간의 생각이 만들어낸 사상과 철학은 문명의 역사를 바꾸어 왔고 파멸을 막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왔다.

수천년동안 우리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의 지대한 영향을 받아왔다.
지금은 서양의 문물과 사상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중국문화와 유교에 대한 사회적 습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외국의 문물과 문화를 분별없이 받아 들이다 보니, 가끔은 우리가 5천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민족인지 헷갈릴때도 있다.

자신들의 독특한 삶의 문화를 소중히 생각하고 그러한 문화적 유대의식속에서 사회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나라들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전통과 사상을 너무도 무시하고 살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전통과 문학은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는 진지한 삶의 모습이지 버리거나 배척해야 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천하를 얻은 글재주 - 굴원에서 이욱까지.

역사 연구자 이자 소설가인 류소천의 저서 “ 천하를 얻은 글재주”는 중국 고대 문인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서 중국 역사와 문학을 이야기 하고 있다. 중국 역시 빠르게 서구화 되면서 자신들의 문화적 뿌리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수천년을 이어온 문화와 철학은 그 민족의 정서와 삶의 습성을 가장 현명하고 반영하고 있는 것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문화적 전통에 대한 습득 없는 무분별한 문화의 수용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수도 있다.




작가는 중국의 천재적인 문인들의 삶과 이야기를 되돌아 본다.
굴원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태백을 거쳐 이욱으로 이어진다. 이 위대한 창작열을 가진 문인들의 삶을 만든 것은 지조와 원칙 이었다. 그들이 만든 위대한 작품은 원칙과 소신을 이어가는 자신들의 삶의 소산이었다.

중국 최초의 자유사상가 였던 굴원의 이루지 못한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은 그의 문학 작품을 통해서 잘 나타나 있다. 한번 섬긴 주군을 절대 배신하지 않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음모와 핍박을 견뎌내면서도 자신의 원칙을 지켰다. 자신을 부풀리지 않고 남을 험담하지 않으며 바른 길을 간다는 것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인생공부의 길이다.

냉철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준 사마천의 이야기, 그리고 글 하나로 세상을 흥정하던 사마상여의 이야기가 있다. 그들은 칼의 협박과 출세의 지름길에서도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풍류명사 혜강도연명, 그리고 유랑시인 이태백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속세의 고통을 온몸으로 안았던 두보의 고민도 볼수 있다.

이처럼 류소천의 저서 “천하를 얻은 글재주”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천재적인 문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들의 시와 문학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살면서 인용하는 많은 이야기들이 그들의 입과 머리에서 나왔다. 시간은 세대를 거쳐 막힘없이 흘렀지만 그들은 아직도 우리들 곁에 머물러 있다.

개인적으로 두보굴원의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흔히 교과서에서 이름과 작품명만 기억할 정도 였는데, 그들이 걸어온 삶의 흔적과 그 속에서 만들어진 주옥같은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흔히 두보를 민중의 고난을 온몸으로 대변한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그의 작품과 삶을 통해서 말의 의미를 확실히 느낄수 있었다.




책을 잘 소장하진 않지만, 이 책은 오래오래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지금껏 단편적으로나마 들을수 있었던 고대 문인들의 삶과 작품을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씌여있다. 고대 문인들에 대해서 특별히 많은 것을 알고 있지도 않았지만, 한없이 어렵게만 느껴지던 그들의 글을 이렇게 쉽게 이해하고 사랑할수 있다는 것은 행운임에 분명하다.

저자는 고대 문인들의 삶을 돌아봄으로써 현재 물질문명이 만들고 있는 허상으로부터 탈출하기를 원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은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그것으로부터 행복을 얻어내야 한다. 현대 물질문명처럼 자연과 대립하는 것은 틀렸다는 것이다. 인간 역시 자연의 하나임을 깨달아야 한다. 고대 문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것이었다.


천하를 얻은 글재주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류소천 (북스넛,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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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Daum책과 TISTORY가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그것을 되돌릴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그래서 그 깨달음은 무척 중요한 것이다. 틀렸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자기 반성과 실천은 존재 하지 않는다. 고대 문인들의 삶과 철학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모습에서 무엇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가를 느낄수 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아마 이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