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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음악

somebody to love

by G_Gatsby 2010. 7. 13.

고 김현식씨의 추모 영화를 제작하던 김남경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김현식을 사랑하던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오던 영화 '비처럼 음악처럼'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매년 11월이 되면 유독 기억해야할 이름이 많아진다.
가수 유재하, 김현식이 삶을 마감한 달이기도 하고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한 달이기도 하다. 이들 뿐만 아니라 유독 11월이 되면 유독 가수들이 죽음이 많았다.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죽은 날은 친하게 지내던 형이 죽은날이기도 하다.
한참 입시 준비로 바쁜 여름 방학때였다.
대학을 입학하고 첫 학기를 보낸 동네 형이 나와 친구를 끌고 간 곳은 경북대 북문에 위치한 '가무댕댕'이라는 카페였다. 방학이라 그런지 조금은 한산한 그곳은 더벅머리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주점이었다. 비교적 노안이었던 내 친구 덕분에 우리는 어울려 술을 마실수 있었다.

서울로 유학을 가서 돌아온 형의 세련된 모습에 감탄하기도 하고, 더벅머리 대학생들의 야상점퍼에 놀라기도 하면서 처음 술을 마셨던것 같다. 그때 그곳에서 쉴새 없이 울려퍼지던 노래가 Queen의 노래였다. 퀸을 좋아했던 나와 형은 노래에 취하고 술에 취했다. 술을 마신 후 며칠간 술냄새 때문에 고생을 하긴 했지만, 미리 맛본 대학생활에 대한 짜릿한 기대감도 느낄수 있었다.

서울로 진학을 하게 되면 함께 자취하면서 지내자던 형의 말을 기억에 담으며 그 해 여름을 보냈다. 그리고 첫눈 소식이 전해질 무렵 형은 교통사고를 세상을 떠났다. 형이 세상을 떠나는 날은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했다. 라디오를 통해서 우울함에 빠져있던 나는 형의 죽음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언젠가 프레디 머큐리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고 여러 가수들이 그를 기억하며 노래를 불렀다. 먼저 세상을 떠난 형이 술을 마시면서 흥얼 거리던 노래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11월이 되면 그 노래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세상 사람들에게 사랑할 사람을 구해달라고 외치던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과 술잔을 따라주며 20살의 인생을 이야기 하던 형의 모습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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