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_Gatsby84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비오는 크리스마스를 지나고 나니 매섭게 눈이 내렸습니다. 경비실 할아버지가 아침부터 눈을 치우기 시작했지만 내리는 눈은 금새 얼어 붙습니다. 도와드릴까 생각을 하다가 이사올때 무척 거만하게 사람을 쳐다보며 매정한 말을 내밀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각이 나서 그만두었습니다. 눈이 그치지 않고 얼어 붙자 할아버지는 삽으로 눈을 깨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삽질은 해가 저물때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시절이 수상하니, 할아버지도 삽질을 해야 하나 봅니다. #1 보이는 풍경은 모두 눈꽃이 피었습니다. 하얗던 길바닥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난뒤에는 시커멓게 변해버렸습니다. 눈을 던지며 놀던 아이들도 더이상 눈을 뭉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사람이 지나간 길은 결코 아름답지 않은것 같습니다. 눈을 맞으며 오랜만에.. 2009. 12. 28. 하나의 길, 두가지 인생, 세가지 소망. 평소 추위를 잘 타지 않는데 오늘은 꽤 춥습니다. 겨울에도 집 안에서는 반팔을 입고 지내는데 오늘은 긴팔을 입었습니다. 눈 이라도 오면 좀 따뜻해 질 것 같은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눈이 오길 기다리는 걸 보니 아직 철이 덜든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 이사를 갑니다. 지금 이곳도 태어나서 처음 와 본 도시지만 이사를 가는 곳도 익숙한 곳은 아닙니다. 몇 해전만 해도 이렇게 떠돌아 다니는 생활이 좋았는데 요즘은 어느 한곳에 머물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대구,서울,부산,대전,인천. 이 외에도 웬만큼 큰 도시는 다 다녀본 것 같습니다. 아마 언젠가 한 곳에 머무는 곳이 생기겠죠. 그 곳에 서서 뒤 돌아 보면 똑바르지는 않지만 하나의 길을 걷고 있는 나만의 발자국을 발견할 것 같습니다. 시선 #1.. 2009. 12. 17. 나그네의 걸음, 길위에 내려놓다. 이사철이 훨씬 지났지만 저처럼 게으른 사람은 이제 이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추운 계절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이 그리 쉽지않습니다. 떠돌아 다니는 것이 인생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어느 한곳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돌이켜 보니 일 때문에 참 많이도 돌아다녔던 것 같네요. 아마도 전생이 몽골 어느 초원에서 양떼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떠돌던 목동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길 위의 인생. 배창호 감독의 영화 ‘길’을 보면 평생을 길 위에서 떠돌며 보내던 사람들의 고단한 삶이 있습니다. 아비를 떠나 처음 길을 나섰던 아이는 청년이 되어 다시 예전의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청년은 다시 길을 한 바퀴 돌아 흰머리 노인이 되었고, 그가 걸었던 그 길 위에 사랑을 묻고 아픔을 보듬어야 했습니.. 2009. 12. 1. 늙은 벤치의 기억. 매섭던 바람이 조금 잠잠해진 것 같습니다. 감기 몸살로 오랜 시간 투병을 했는데 날이 풀리니까 몸도 풀리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한가로운 산책을 나가봅니다. 거리를 수놓던 은행나무는 이제 겨울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노랗게 물들이던 잎사귀는 모두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습니다. 나무 아래를 걷는 사람들의 움추린 모습 속에서도 겨울을 찾을수 있는 것 같습니다. 꽤 길고 추운 겨울이 되겠지요. 늙은 벤치의 기억 산책로를 따라 무작정 걷다 보니 눈에 띄는 색깔이 있습니다. 푸른 잔디가 사라져버린 그곳에 초록색으로 색칠한 벤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아마도 삭막한 공원의 분위기를 위해서 초록색으로 페인트칠을 한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벤치에 앉아 봅니다. 산뜻한 색으로 갈아 입은 벤치의 모습.. 2009. 11. 24.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