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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우리시대 문화

당나귀의 지혜 - 느림의 지혜를 통한 자아 찾기

by G_Gatsby 2009. 5. 13.


현대사회를 과학과 지식이 지배하는 문명사회라고 말한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문명의 발전으로 인하여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것들이 윤택해졌다. 이제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정보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많은것들이 우리 주변에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인간 본연의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어느 학자는 이러한 지식사회의 발달로 인하여 오히려 인간이 느끼는 가장 본질적인 행복의 수치는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불필요한 정보를 습득해야 하고, 사회 속에서 도태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상실감에 시달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끊임없이 불안감을 느끼면서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앤디 메리필드"[당나귀의 지혜]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느끼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자아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어느 누구보다도 치열한 경쟁속에 살아왔던 저자가 모든 것을 버리고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맛보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가 잊고 지내는 중요한 사실을 저자의 여행을 통해서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책이다.

" 우리의 꿈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저자는 영국에서 태어나 뉴요커(Newyorker)로써 치열한 삶을 살아가던 사람이었다.
그의 꿈은 대학교수가 되어 공부를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풍족한 도시생활을 즐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을 했고, 마침내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목표에 이르게 되었을때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의 앞에는 또다른 거대한 사회의 장벽들이 놓여있었고, 자신이 이룬 꿈은 또다른 꿈을 만들기 위한 중간단계에 불과했다. 어릴적 자신이 꿈꾸던 꿈을 이루고도 행복스럽지 못했던 저자는 문득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된다. 그리고 끊임없는 불안과 의미없는 목표속에 헤메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야노프는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고, 평온하게 앉아 있지 못하고, 낮에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면서 끊임없이 지껄여대고, 밤에는 낮 동안 못한 일들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설치는 현대인들의 신경증을 파헤치고 있다.

현대인들은 진정한 자기 자신에서 계속 멀어지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들뜨고 경박한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시선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마치 정신 상태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오랫동안 한곳을 응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 본문 281P 중 -


그래서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한적한 전원생활을 택하게 된다. 그리고 당나귀와와 함께 주변을 여행하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 느림의 지혜, 당나귀를 만나다"

8,000년 이상 인간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도, 다른 동물에 비해서 그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한 당나귀.  자연에 순응하고 복종하며 묵묵히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당나귀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저자는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파괴와 불만만 가득한 인간 세상과는 달리 당나귀는 자연의 삶에 순응하며 느릿느릿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저자는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길을 당나귀 '그리부예'와 함께 느린속도로 걸으면서, 인생과 존재, 그리고 삶의 충만함에 대해서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늘 겸손하고 삶에 순응하는 당나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려 생각한다. 늘 부족함과 투쟁의식으로 살아가면서도 정작 존재적 삶의 가치를 깨닫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동행자 당나귀 '그리부예'의 따듯한 체온과 행동을 보면서 존재적 삶의 가치와 행복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진정한 행복이란 자신의 느낌을 확실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연에 순응하고 주변을 관찰하고, 사색하고 순간에 충실하는 것이 충만한 삶이라고 말한다. 삶의 지혜로움은 거대한 목표의식과 특별한 사건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속에서 우리가 대면하고 느끼게 되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당나귀와의 여행을 통해서 당나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당나귀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느림의 지혜를 깨달으며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있다. 그리고 소설속 동키호테가 최후의 결전에서 승리를 거둔것처럼, 자신도 자신의 삶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된다.

"앤디 메리필드"의 [당나귀의 지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잊고 지내는 사색과 자아의 가치에 대한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느낌보다는 주변의 시선과 사회의 목표에 매몰되고 있는지 모른다. 정작 중요한 자신의 느낌과 행복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철학자는 우리 사회를 '사이보그 로봇' 같은 사회라고 불렀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이 우리의 삶도 비슷비슷한 사회적 삶에 허우적대며 결코 잡히지 않는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는지도 모른다. "앤디 메리필드"의 [당나귀의 지혜]는 그러한 삶에 대한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사색이 부족하고, 사회적 불안감에 지쳐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행복의 절대적 가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허겁지겁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이며, 자아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것이다.
[당나귀의 지혜]는 우리의 일상에서 스스로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