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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12시 5분전

나도 한때 독거노인 이었다.

by G_Gatsby 2009. 12. 2.


김밥이 먹고 싶어서 김밥집에 갔더니 내부수리 중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근처 빵집에 가서 달지 않은 빵을 몇 개 사서 왔습니다. 달지 않다며 주인이 권해주는 빵이었는데 크림만 잔뜩 들어있습니다. 참 먹고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독거노인 지하철을 타다.

가까운 곳에 볼일이 있어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오후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빈자리가 멀리 있어서 그냥 출입구쪽에 서서 있었습니다. 옆자리에는 어린 남자아이가 앉아있었는데 자꾸 저를 쳐다보는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살짝 저도 아이를 쳐다봤습니다.

아이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 아이는 무언가 큰 깨달음을 얻은 듯한 눈짓을 하더군요.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아저씨 여기 앉으세요~’ 하는 겁니다.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할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했습니다.

아이의 눈에 내가 나이든 할아버지처럼 보였다면 큰일입니다.
아직 30대 청춘인데 말이죠. 아이가 예의가 바르거나 내가 피곤해 보였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지만, 난데없는 자리양보가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아이에게 금방 내린다고 말한뒤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생각해 보니 혼자사는 처지가 독거노인과 별반 다를게 없는 것 같습니다. 화려한 싱글은 절대 아닌 것 같구요. 한때는 동안이라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아이에게 자리 양보까지 받는 신세가 된 것 같아서 마음이 심란합니다.

나도 한때 권총협박을 받았다.

푸른 지붕에 사시는 분이 대선준비중에 누군가에 의해서 권총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심각한 일이죠. 한 나라의 대선 후보에게 누군가 권총 협박을 했다면 나라가 발칵 뒤집힐 일입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와 같은 민주주의 나라에서는 말이죠.



'사실은,나도 한때 고양이였다'



그런데, 권총 협박을 받은 당사자는 별일 아닌 것 같아서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그냥 용서했다고 합니다. 대단하신 분이죠. 너그러우신분이고 한없이 자상한 분입니다.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알지 못하는 사람을 그냥 보내줄수 있는 정치인이 과연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 감동스러운 일화를 보면서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권총을 가지고 협박 할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참 대단하구요. 권총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언론에 알리지 않고 용서해주는 덕성 또한 대단합니다.

요즘 연예인 김구라씨가 참 인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잊혀지지 않는 이름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구라 거짓말의 속어이기도 하지요. 아마도 지금같은 세상에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요즘, 오해라는 말과 나는 한때~ XX 였다 라는 말을 참 많이 듣습니다.
하나 둘씩 종합 해 보면 우리의 지도자는 어느것 하나 안해본 것이 없습니다. 정말 대단한 분이죠. 이런분이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그분을 선택한 것도 우리들 이니까요.

생각해 보니 나도 한때 독거노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히 아이가 자리를 양보했고, 혼자 살고 혼자 늙어가기 때문이죠. 30대가 노인은 아니지 않냐는 말은 오해입니다. 어린 아이가 볼때에는 저도 노인이 될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도 한때 독거노인이었습니다.

참 먹고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주린 배를 채우기도 눈치를 봐야 하는 세상이 된거죠. 삽은 단단한 흙을 파는데 쓰이지만, 때로는 우리들 가슴을 후벼 파는데도 쓰이는 것 같습니다. 참 어둡고 추운 세상입니다. 하지만 가슴속의 촛불은 아직 사라지지 않고 타고 있겠죠. 그것이 바로 희망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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