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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본후.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by G_Gatsby 2008.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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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 윌 비 블러드 ( There will be blood )

감독 : 폴 토머스 앤더슨
출연 : 다니엘 데이 루이스 (Daniel day lewis)
2007년 미국작. 80회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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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는 정말 섬뜩 하다.
 "나의 왼발"에서는 뇌성마비 환자로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었고,  라스트 모히칸에서는 남성미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면, 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에서는 욕망과 악에 가득찬 섬뜩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실제 이 영화의 연출가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캐스팅 되지 않는다면 영화를 포기 하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하니, 영화내내 그에게 모아지는 집중도가 어느정도 인지 알만 하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맡은 인물에 집중하기 위하여, 영화 촬영 내내 실제 영화속 주인공과 같은 삶을 산다고 한다.
"나의 왼발"에서는 영화 촬영 기간동안 휠체어를 타고 생활했고, 구부정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하여 실제 갈비뼈를 부러 뜨리기도 했다고 한다. 또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찍을 땐 실제 감옥생활을 연기 하기 위하여 촬영 내내 감옥에서 지냈다고 하니, 이 배우가 영화속 인물에 동화되기 위하여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바로 다니엘 데이 루이스라는 배우로의 몰입도가 엄청나다.

제목이 보여진후, 아주 음산한 음악과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이 영화는 대략 15분 동안 어떠한 대사도 없다. 그저 땅을 파는 소리, 다이너마이트 폭파음과 함께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보임직한 [다니엘 프레인뷰]의 행동만 보여준다. 뭔가 배경음악도 심란하고 신경질적이다.
전반적인 느낌이 꽤나 불쾌 하다.

척박했던 땅에서 뭔가를 건져낸 [다니엘 프레인뷰]. 그것은 바로 석유 였고, 석유는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다니엘 프레인뷰]가 땅에서 석유를 건져낼때 인부 한사람이 사고로 죽는다.
이것이 바로 "피"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가진것이 없던 사나이에게 이 검은피 "석유"라는 것은 "부"를 가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었고, 그는 곧 이 검은피에 대단한 열정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검은피는 많은 댓가를 치뤄야 하는 인간이 가진 욕망의 절대악이 된다.

그의 아들 [HW 프레인뷰]와 함께 석유업자가 되는 [다니엘]. 사실 이 아들이 실제 아들인지 아닌지는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다.결국 마지막에 그가 이야기 했던 것처럼 그의 아들이 아닐지도 모른다.세상에 자신 이 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 이 사나이에게 "어린 아들" 은 때묻지 않는 존재이며 그래서 그가 한번 믿어 볼만했던 존재일 것이다.

[선데이]를 통해서 리틀 보스턴이라는 지역에서 석유를 채굴 하게 되는 [다니엘]. 이제 그는 이 검은피 사업을 통해서 거대한 부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의 모든 열정은 이 "검은피"에 집중되기 시작한다.

[선데이]라는 광신교의 목사로 나오는 인물. 이 인물도 상당히 기묘하다.그는 종교적인 집단을 이용해서 자신의 부를 가지려는 사악한 존재다. 그는 석유업자 [다니엘]에게 접근하여  "검은피"로 인도하게 되고, 그것을 종교적인 힘으로 [다니엘]의 것을 가져가고자 한다.


그가 채굴작업을 하던도중 사고로 인해서 인부가 죽게 되고, 그것을 신호로 지하에 묻혀 있던 석유가 뿜어 나오기 시작한다.그 압력 때문에 불기둥이 쏟아져 나오고 이 사고로 인해 그의 아들은 귀머거리가 된다.
밤새도록 뿜어져 나오는 불기둥을 보고 웃음짓는 [다니엘].
사고로 아들이 귀머거리가 되었지만,땅속에 묻혀 있는 검은피가 소위 "대박" 수준이라는 것에 확인한 그는 얼굴에 "검은피"를 묻히고 흐믓하게 미소 짓는다.그리고 이제는 장애인이 되어 귀찮아진 아들에게 우유에 위스키를 타 먹이면서 재우려고 하는 장면에서 부터 그는 단순한 사업가에서 욕망에 가득차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 간다.
[다니엘]은 이렇게 브레이크 없이 자신의 욕망속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친동생이라고 그를 찾아온 [헨리 프레인뷰].그가 아버지에게서 물려 받은 마지막 혈육이다.
이젠 쓸모 없어진 자신의 어린 아들 대신 자신의 동생이라고 일컸는 자를 믿어 보기로 한다. 그러나 실제 동생은 죽었고 이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게 된 즉시 그를 죽이게 된다.
이 자가 그를 찾아온 날부터 실상은 그를 믿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눈에는 [검은피]를 가지기 위해서 찾아온, 자신의 것을 가져가려는 사람일 뿐이다.
아들이 귀머거리가 되었을때, 그리고 동생이라고 여겨온 [헨리]를 죽이고 난뒤,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그는 눈물을 흘리며 오열을 하는 모습이 있다.
정작 욕망에 가득차 버려서 온몸에 검은피가 가득한 그에게도 따뜻한 붉은피가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그리고 그 오열은 그가 욕망과 인간의 순수함 사이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목적한 땅을 얻기 위하여 강요된 세례를 받는 [다니엘].
그는 그가 무시했던 [선데이]로 부터 세례를 받는데, 복수를 하는 의미로 [다니엘]의 따귀를 신나게 때려가며 세례를 하는 [선데이]의 광기가 느껴진다.그리고 세례이후 교회에 성금을 5천달러 기부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선데이].그리고 그는 그 돈을 받아서 선교사업을 목적으로 외지로 떠나게 된다.
이 장면은 [다니엘]이 종교라는 신성화된 구역 또한 자신과 다를 바 없으며, 믿지 못할 것이라고 굳게 믿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제 욕망이라는 전차를 타고 질주 하는 그에게, 그의 아들도, 그의 동생도, 종교도 믿지 못할 것이 되어 버렸다.그에게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따스한 붉은피가 더 이상 흐르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거부가 된 [다니엘].
그리고 그의 아들은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되고 그의 곁을 떠나서 새로운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그러나 그는 그의 아들에 대하여 경멸하고, 자신의 친아들이 아니며 사생아라고 욕설을 하고 그의 아들은 떠난다.영화를 보면서 확연하게 느껴지는 그의 눈길. 그의 눈빛은 이제 너무나 냉소적이고 차갑다.
예전에 아들이 다치고, [헨리]를 죽였을때에는 후회의 오열을 했지만, 이제 그는 술만 마실뿐 울지 않는다.

그런 [다니엘]을 다시 찾아 오게 된 [선데이].
그는 [다니엘]에게 지난번처럼 돈을 요구한다.[다니엘]은 증오에 찬 눈초리와 함께 그에게 신을 부정하고 거짓선지자라는 것을 인정하라고 요구한다.그리고 이어지는 대사는 많은 것을 우리에게 던져 준다.석유라는 검은피는 "부"라는 확실한 진실을 그에게 안겨 주었다.그래서 진실을 말할 선지자는 [선데이]가 아니고 바로 자신 이라는 것이다.

[다니엘]은 두번째 살인을 한다. [선데이]를 무참하게 죽여 버린다. 시종일관 어둡고 불쾌했던 음악이 밝고 경쾌한 현악기로 바뀐다.집안의 집사가 와서 그에게 무슨일이 있냐고 묻을때 그는 말한다.
"I'm finished"  이젠 끝났어.

마지막 [선데이]와 [다니엘]이 만나는 장면은 영화의 사실적인 면에서 좀 더 과장적으로 표현된다.
마치 영화속의 뮤지컬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이 장면에서 영화내내 조금씩 변화되어 왔던 [다니엘]이 이제 완성된 모습으로 나타난다.[선데이]를 노려보며 진실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다니엘]의 노기띤 모습에 소름이 확 돋는다.그리고 두번째 살인이 끝나고 나서 그는 스스로에게 독백하듯이 말하며 완성된다.

석유라는 물질은, 고만고만한 삶을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 일확천금의 거대한 부를 선물해 주었다.석유로 상징되는 이 검은피는 이 영화에서 보듯이 인간의 붉은피를 잠식해 버렸다.이제 인간에게 진실은 자신의 정체성을 가져다 주는 가족도, 늘 진실을 말해 주는 신의 존재도 아닌 것이다.인간의 붉은피는 "부"의 탄생과 더불어 점차 검은피로 변해간다.

영화내내 우울한 음악은 꽤나 신경질 적이다.그리고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눈빛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조금씩 변해간다."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시거]가 논리가 없는 절대악의 존재라면, 데어 윌 비 블러드의 [다니엘 프레인뷰]는 욕망으로 인해 차츰 변해가면서 완성되는 절대악 일 것이다.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 그리고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엄청난 연기력이 느껴지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