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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35

10년의 기다림과 영원한 이별 하늘은 봄비를 내려주었지만, 우리는 겨울비라 부르는것 같습니다. 무협지를 읽고 있던 슈퍼마켓 아저씨는 새우깡을 질겅거리며 단호하게 말합니다. 이건 '겨울비' 입니다. 이 비가 겨울비가 되는 이유는 아저씨가 아직 내복을 벗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저씨는 저의 감상적인 질문에 아주 논리적인 답변을 하고선 설날 선물용 참치세트 더미에 기대어 다시 독서에 몰입합니다. 새우깡이 입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비소리에 맞추어 경쾌하게 가게안에 울려퍼집니다. 명절이 되면 반가운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도 있구요. 함께 놀던 친구들의 기억도 있습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가 특별한 날이 되면 더 보고싶은 얼굴들입니다. 살면서 누군가를 그리워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뜻도 되는것 같습니다... 2010. 2. 8.
입춘대길, 인연의 깊이를 보다. 날씨가 또 춥습니다. 오늘이 '입춘'입니다. '대길'이가 추노꾼이 되어 먼 길 떠난지라 '입춘대길'이 올런지 모르겠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물가도 많이 올랐구요. 경제를 살리겠다며 '파란피'의 '스머프'들이 정권을 잡았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질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의 표정이 많이 어둡고 힘들어 보입니다. "대길아~ 입춘이 왔다. 돌아와~" # 1 치과를 하던 친구가 작년에 파산을 했습니다. 달러 대출을 내어서 장비를 많이 들여놨는데 환율이 올라서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힘들게 공부를 하고 남의집 살이를 한지 몇해 만에 마련한 소중한 일터였습니다. 아주 예쁜 아내도 얻었고 아들도 얻었죠. 힘겹게 살아왔던 시간을 보내고 이제 잘 살아보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 2010. 2. 4.
아침 편지와 9부바지 날씨가 또 추워집니다. 바지를 사서 세탁소에 줄여달라고 맡겨놨더니 아저씨가 9부바지를 만들어놨습니다. 가뜩이나 길지 않은 다리인데 한없이 짧아 보이네요. 아저씨에게 항의를 했더니 말없이 자기일에만 집중합니다. 덕분에 길이가 많이 짧은 바지를 입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걷는 동안 바람이 솔솔 들어오네요. 추운건 참을수 있지만 짧은바지는 참 창피합니다. 노란 귤봉지를 든 젊은 부부가 길을 걸어갑니다. 어쩌면 연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씨가 추운지 서로 꼭 붙어 있습니다. 여자분이 귤을 까서 남자의 입에 넣어줍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사랑이 머금어 있습니다. 행복해 보입니다. 어두워지는 거리를 그렇게 팔장을 끼고 걷습니다. 아마도 두사람은 모르겠죠. 뒤에는 9부바지를 입고 씩씩거리며 걷고 있는 독거인이 있다.. 2010. 2. 2.
쉼표와 마침표. 모 전자회사 임원의 자살소식을 들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긴 하지만 마음이 참 씁쓸합니다. 옆에서 볼때에는 부러울것이 없어 보이는 분인데 말이죠. 보여지지 않는 부분에 깊은 아픔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부와 명예를 짊어지고 가는 것이 쉽지 않은가 봅니다. 가난과 무명의길을 걷고 있어서인지 쉽게 이해는 가지 않습니다. # 쉼표 어느 철학자는 '삶은 굴곡이 심한 곡선'이기에 아름답다 라고 말했습니다. 아래 위의 굴곡을 가진 굵은 곡선 말입니다. 아래로 향할때에는 위로 올라가기 위한 꿈을 꾸고,위에 있을때에는 아래로 향할 준비를 하는 것이죠. 이렇게 아래 위로 왔다 갔다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거라고 말입니다. 곡선의 굴곡과는 상관없이 삶의 목적은 '성장'에 있는것 같습니다. '사랑'이 자아실현의 목표.. 2010.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