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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48

흑백의 거리. 새로운 건물이 우뚝 솟아 있는 도심의 사거리. 사거리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오래된 건물들이 쓰러질듯한 모습으로 일렬로 서있다. 개발자의 이기심 때문인지, 남아 있는 자들의 욕심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보여지는 풍경은 기묘하다. 몇 가구 안되는줄 알았는데 길을 걷다 보니 꽤 길게 늘어서 있다. 주위에는 대형 광고판을 부착한 건물들과 아파트가 즐비한데 이러한 곳이 여기 숨어 있다니 신기 하다. 색이 바래고 오래된 거리를 바라보니 마치 흑백영화를 보는듯 하다. 미닫이 문이 있고, 연탄 화덕도 보인다. 고물상도 있고 경사가 심한 골목길도 보인다. 낮은 창문 아래엔 아이들이 저질러 놓은 낙서가 있고 오래된 슬레이트 지붕 위에는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가 낮잠을 잔다. 도심에서 들려오는 소음마저 이곳을 비켜 나가듯.. 2010. 4. 14.
아버지와 마라톤 뇌성마비에 걸린 아들과 함께 64번이나 마라톤 경기를 완주한 아버지. "아들아, 삶은 이렇게 도전하는 것이란다. 그리고 해낼수 있다는 걸 믿는 것이지." 아버지는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며 아들과 함께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한다. "아들아, 몸이 불편한 것은 중요하지 않아, 우리는 이렇게 한발짝씩 나아가고 있잖니." 경기를 마친 아버지가 아들을 향해서 하는 말. "아들아, 나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사랑한다, 아들아." 우리는 가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이 끝없는 사랑에 목이 메인다. 깨알같은 지식도, 탐욕스러운 재물도, 이기적인 사랑도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2010. 4. 5.
알을 깨고 나오다. 세상이 참 시끄럽습니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일어나서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습니다. 외로움을 깨쳐 나오지 못한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시외버스가 추락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또 무슨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나라의 어른은 하나 둘씩 사라집니다. 우리 이웃이 흘리는 슬픈 눈물 뒤로 얼룩진 우리 시대의 주류들은 숨고,덮고,감추며 이리저리 용케 피해 다닙니다. 똥 누고 도망간 상수 녀석은 뻔뻔한 얼굴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닙니다. 진실이 사라지고 있는 세상은 참 막막하고 어둡기만 합니다. # 1 좁은 골목길을 아주머니 다섯 분이 가로 막고 천천히 걷습니다. 배가 살살 아파서 빠르게 걷던 독거인은 거대한 아주머니 장벽에 가로 막혀 마음이 급해집니다. 무엇.. 2010. 3. 30.
상수야~ 어서 돌아와라 저처럼 만성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요즘 같은 황사가 힘겹습니다. 가뜩이나 계절이 바뀔 때 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데 말이죠. 이런걸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하나 봅니다. 봄은 올 듯 말 듯 오지 않고 황사 바람만 붑니다. 그래서 외출을 하고 오면 가벼운 두통이 있을 정도로 몸이 안 좋아집니다. 특별한 약이 없다니 이대로 평생 살아야 하나 봅니다. # 1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니 난리가 나 있습니다. 경비 아저씨하고 아주머니가 상기된 얼굴로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저를 보더니 다짜고짜 미안하다고 말을 합니다. 학교를 마치고 온 아이가 초인종을 눌렀는데 마침 아주머니는 세탁을 하느라 소리를 못들었나 봅니다. 근데 아이가 화장실이 급했던 것 같습니다. 참다 못한 아이는 복도 계단에서 일.. 2010.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