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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48

10년의 기다림과 영원한 이별 하늘은 봄비를 내려주었지만, 우리는 겨울비라 부르는것 같습니다. 무협지를 읽고 있던 슈퍼마켓 아저씨는 새우깡을 질겅거리며 단호하게 말합니다. 이건 '겨울비' 입니다. 이 비가 겨울비가 되는 이유는 아저씨가 아직 내복을 벗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저씨는 저의 감상적인 질문에 아주 논리적인 답변을 하고선 설날 선물용 참치세트 더미에 기대어 다시 독서에 몰입합니다. 새우깡이 입안에서 터지는 소리가 비소리에 맞추어 경쾌하게 가게안에 울려퍼집니다. 명절이 되면 반가운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얼굴도 있구요. 함께 놀던 친구들의 기억도 있습니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가 특별한 날이 되면 더 보고싶은 얼굴들입니다. 살면서 누군가를 그리워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뜻도 되는것 같습니다... 2010. 2. 8.
층간소음, 결국 망치를 들다. 새해가 된 후, 밤에 잠을 잘 못잡니다. 낮에는 눈이 충혈되고 밤에는 눈이 따갑습니다. 누군가를 그리워 하며 지새우는 설레이는 밤, 열공을 하며 지새우는 밤, 독서에 빠져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지새우는 밤, 세상의 고민에 허덕이느라 잠들지 못하는 밤 ,무비홀릭에 빠져서 밤마다 수퍼맨이 되는 밤. 뭐 이런밤은 아닙니다. 잠에 잠을 잘 못자는 이유는 바로 층간 소음 때문입니다. # 1 어울려 살아가면서 서로간의 소음이야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계획적이고 고의적인 소음이 아닌 이상 서로 얼굴 붉히며 시끄러워 할일도 아닙니다. 그리고 웬만한 소음은 꾹 참고 잘 정도의 수면욕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경험하고 있는 소음은 꽤 많은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쉬지 않고 이어지는 불면의 밤에서 해방되는 것이 쉽지 .. 2010. 1. 13.
2010년이 시작되다 새롭게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벌써 2010년입니다. 설마 2천년 이 올까 하는 마음으로 살았던 때도 있었습니다만 벌써 2천년 하고도 10년이 더 흘렀네요. 세상을 호기심으로 바라보던 더벅머리 청년은 이제 더 이상 나이를 먹는 것이 반갑지 않게 되었습니다. 눈 오는 거리를 아이들은 신이 나서 뜀박질을 합니다. 눈사람을 만들고 눈덩이를 서로에게 던집니다. 옆에는 사력을 다해 눈을 치우는 아저씨의 삽질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새해의 눈은 길조라며 눈을 치우지도 말라고 했다는 각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각하는 늘 세상을 반듯하게 선을 갈라 통제하는 것이 흡족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하철의 사람들은 폭설에 몸살을 앓습니다. 똑같이 내리는 눈을 보면서도 이렇게 다른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 2010. 1. 4.
하나의 길, 두가지 인생, 세가지 소망. 평소 추위를 잘 타지 않는데 오늘은 꽤 춥습니다. 겨울에도 집 안에서는 반팔을 입고 지내는데 오늘은 긴팔을 입었습니다. 눈 이라도 오면 좀 따뜻해 질 것 같은데 아직 소식이 없네요. 눈이 오길 기다리는 걸 보니 아직 철이 덜든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 이사를 갑니다. 지금 이곳도 태어나서 처음 와 본 도시지만 이사를 가는 곳도 익숙한 곳은 아닙니다. 몇 해전만 해도 이렇게 떠돌아 다니는 생활이 좋았는데 요즘은 어느 한곳에 머물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대구,서울,부산,대전,인천. 이 외에도 웬만큼 큰 도시는 다 다녀본 것 같습니다. 아마 언젠가 한 곳에 머무는 곳이 생기겠죠. 그 곳에 서서 뒤 돌아 보면 똑바르지는 않지만 하나의 길을 걷고 있는 나만의 발자국을 발견할 것 같습니다. 시선 #1.. 2009.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