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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55

익숙한 풍경, 익숙한 세상 할아버지 한 분이 슈퍼마켓 앞 평상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 거립니다.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버튼 하나를 누르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할아버지의 눈가에는 진지함이 가득합니다. 한가한 오후에 길을 걷다 보면 노인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고 청년들은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한가로운 주택가의 풍경은 조용히 세상을 걷고 있는 노인들의 풍경으로 가득합니다. 젊은이들이 만들어 내는 역동적인 풍경도 좋지만 조용하게 이어지는 노인들의 풍경도 따뜻하고 익숙 합니다. 헤르만 헤세는 평생동안 산책을 통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나무와 숲 사이로 난 조그마한 길을 걸으며 삶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조용히 길을 걷다 보면 자신만의 시간을 보.. 2010. 5. 27.
바보들의 행진, 아직도 버리지 못한 노무현 우리 역사의 아픈 날이 돌아왔습니다. 아픈 마음을 위로하듯이 슬프게 비가 내립니다. 부당한 권력을 얻기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은 많았지만 부당한 권력에 맞서 평생을 싸운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손쉬운 강자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힘없는 약자의 편에 서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변절과 배신을 통해 배부른 자는 많았지만 소신과 믿음을 통해 배부른 자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언젠가는 알게 되겟지요. 사람을 위해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말입니다.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보내지 못합니다. 고맙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2010. 5. 23.
나이 한살 더 먹기 휴일이라 늦잠을 자는데 전화벨이 울립니다. 오늘이 생일이라는 군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맞는것 같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일 전날이 제 생일입니다. 덕분에 손수 미역국을 끓여 먹었습니다. 매년 바쁘게 지네다 보니 생일을 기념하는 것도 잊고 삽니다. 어는 때에는 지방의 소도시에서 맞기도 하고, 어느 때에는 하루종일 운전을 하면서 보낸적도 있습니다. 사실 한살씩 나이를 더 먹는 것이 전혀 기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편안하게 집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요즘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읽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을 참 좋아합니다. 체 게바라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가 가진 자유로운 영혼과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유로운 사람들을 찾다 보니 '지두.. 2010. 5. 22.
자전거가 있는 풍경 모터를 단 자전거가 옆을 지나간다. 일흔살이 넘은 할아버가 운전대를 잡고 있고, 일흔살이 넘은 할머니가 뒤에 타고 있다. 할머니의 뒤로는 시장에서 사왔는지 작은 새 냄비가 떨어질듯 매달려 있다. 할아버지는 진지한 표정으로 운전대를 잡고 앞을 바라본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등뒤에서 지나가는 거리의 풍경을 바라본다. 서로의 체온을 믿고 의지한채 노인을 태운 자전거가 골목으로 사라진다. # 1 노인들이 들어간 골목길로 방향을 잡는다. 철거가 진행중인 골목의 풍경은 스산하고 음산하다. 접근 금지를 알리는 푯말이 등장하고, 사람들이 떠난 건물의 유리창에는 거미마저 줄을 치지 않는다. 주인을 잃어 버린 의자는 이미 한쪽 다리를 잃었다. 고철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할아버지의 덥수룩한 수염이 등장하고, 폐지를 팔아 .. 2010.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