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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55

까치의 울음과 일주일간의 여행.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두툼한 외투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고, 세상이 환해 보입니다. '여자의 마음과 우리나라 일기예보는 믿어서는 안된다' 라는 출처가 불분명한 격언이 있습니다만, 앞으로 요즘처럼 추운 날씨는 없을거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꼭 믿고 싶습니다. 전봇대에 까치가 앉아서 울기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들어 보는 까치의 울음 소리 입니다. 추위에 먹을것이 귀했는지 아주 애절하게 울음을 냅니다. 전봇대 위의 까치를 반가운 마음으로 쳐다봅니다. '까치가 울면 복이 온다'는 격언이 있어서 인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복을 많이 받으면 이웃블로거에게 공평하게 나눠줘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랜 시간 나를 위해 울어주던 까치가 훌쩍 다른곳으로 날아갑니다. 아직도 다 녹지 않은 눈더미 위에 뭔가를 툭 떨어뜨리고 .. 2010. 1. 18.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눈 속에 갇혀 있던 회색 도시가 본래의 색깔을 되찾기 시작 합니다. 종종 걸음 치던 아이의 걸음이 빨라지고, 대머리 아저씨의 웅크렸던 어깨가 펴집니다. 학원가는 아이들은 따뜻한 입김을 쏟으며 수다를 멈추지 않고, '도를 아십니까'를 포교하는 아주머니의 시선이 매섭게 저를 쳐다봅니다. '돈을 아십니까'로 컨셉을 바꾸면 사람들이 귀담아 들을텐데 말이죠. 얼마나 오랫동안 옷을 갈아 입지 않았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아저씨가 지하철입구옆 양지에 앉아 있습니다. 아저씨가 위에 걸친 것은 본래의 색깔을 알수 없을 정도로 바랜 담요였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를 어떻게 견뎌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촛점없는 눈동자와 기름조차 흐르지 않고 엉켜버린 머리카락. 때가 타 까많게 변해버린 손과 발. 조그마.. 2010. 1. 15.
층간소음, 결국 망치를 들다. 새해가 된 후, 밤에 잠을 잘 못잡니다. 낮에는 눈이 충혈되고 밤에는 눈이 따갑습니다. 누군가를 그리워 하며 지새우는 설레이는 밤, 열공을 하며 지새우는 밤, 독서에 빠져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지새우는 밤, 세상의 고민에 허덕이느라 잠들지 못하는 밤 ,무비홀릭에 빠져서 밤마다 수퍼맨이 되는 밤. 뭐 이런밤은 아닙니다. 잠에 잠을 잘 못자는 이유는 바로 층간 소음 때문입니다. # 1 어울려 살아가면서 서로간의 소음이야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계획적이고 고의적인 소음이 아닌 이상 서로 얼굴 붉히며 시끄러워 할일도 아닙니다. 그리고 웬만한 소음은 꾹 참고 잘 정도의 수면욕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경험하고 있는 소음은 꽤 많은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쉬지 않고 이어지는 불면의 밤에서 해방되는 것이 쉽지 .. 2010. 1. 13.
애들아, 나 아니거든... 폭설과 추위로 마실 다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아무도 걷지 않은 소복히 쌓인 눈길에 하나둘씩 발자국을 만들면서 영화처럼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기저기 오래된 퇴비처럼 검게 굳어 버린 눈을 삽으로 깨는 소리와 미끄러질까봐 어정쩡 하게 엉덩이에 힘을 주고 걷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공원을 걷기로 합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전쟁같은 풍경이지만, 오후에는 그래도 한가로워 보입니다. # 1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세상이 온통 얼어 붙은 느낌입니다. 구석자리에 앉아서 표정 없는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 봅니다. 서로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표정없는 얼굴을 짓고 있습니다. 이제 익숙해질만도 하지만 아직도 이런 풍경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너.. 2010.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