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선처를 호소하다"
이명박 정부가 고심 끝에 해결책을 내놓았다.
미국측에 30개월 이상된 쇠고기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측의 답변이 올때 까지 고시를 유보 하겠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정부가 청문회나 기타 보도 자료를 통해서 밝힌 바에 따르면, 추가 협상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재협상은 국가 신용도에 문제가 있어서 불가능 하다고 주장 해왔다. 그리고 미국측은 이러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적극 지지했다. 이것은 30개월 이상된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비난에도 불구 하고 국제법과 통상법에 입각한 정부의 확고한 입장 이었다. 그리고 미국측의 반응 역시 달라 진 것이 없다.
하지만 고시선언을 하고 관보를 발행하기 직전에 미국 정부에게 이러한 요청을 했다는 것은 좀 이상하다. 차라리 재협상을 하겠다고 하거나 고시철폐를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국민적 감정을 고려해 재협상 하겠다고 미국측에 요청하는 것이 더 상식적인 일이다. 국민적 비난을 이겨낼 수 없고,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정당성을 가질수 있다.
.광우병 논란이 확산되자, 미국정부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립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우리정부는 친절하게 신문광고 까지 기재 했다. 명시되지 않은 이러한 립 서비스가 국제법상 어떤 효력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정부는 미국이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을 가급적 자제 하겠다" 는 립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는가?
만약 미국측의 답변이 NO 라고 한다면,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는것 이외에 무엇이 더 있겠는가. 미국측의 거절 의사를 듣고도 국민적 여론에 밀려서 다시 재협상을 거론 하는 것은 외교법상 더 큰 결례가 아닐까?
또 한가지 의문이 있다. 우리나라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외신들은 조금 다른 보도 자료를 내고 있다.
AP 통신은 "한국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연기 했다" 라고만 표현하고 있다. USA Today 에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정부에게 "30개월 이상된 소의 도축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 했다고 보도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변지인 조선일보 영문판을 가봐도 비슷한 내용이다.
government official said since the issue of beef from older cattle has been the biggest bone of contention, “we're negotiating with the U.S. various ways to effectively delay import!!s of such beef. (정부 관계자는 오래된 도축소들의 문제가 가장 큰 이슈이기때문에 우리는 미국과 효율적으로 오래된 도축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을 연기할 방법에 대해 협상하고 있다.)
어디에 가도 정부가 재협상을 요구하거나,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에 대하여 추가 협의를 한다는 내용은 없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내놓은 보도 자료를 보면 정부가 굳은 의지를 갖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과정을 보면 상당히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지난 청문회를 통해서 드러난 정부의 말바꾸기를 기억한다면 신뢰도는 더 떨어진다.
" 웃기는 소리 그만하고 재협상을 선언 하라"
정부는 국민적 여론과 미국과의 통상 마찰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듯 하다. 그렇지만 애초에 잘못된 협상 이라는 것이 명백해 졌다면 먼저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본질을 인정하지 않고 국민여론과 미국정부 사이에서 갈팡질팡 한다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더 큰 혼란만 가져 오게 된다.
정부의 입장에서도 재협상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국민을 좌파세력, 선동 세력으로 몰아가지 않았던가. 불과 이틀전만 해도 촛불의 배후세력을 찾으라고 호통치던 정부가 아니던가.
일각에서는 내일 있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나온 전략적인 유보 라고 말을 한다. 지난 4.9 국회의원 선거에서 들고나온 뉴타운 심리 같은 것이라고 한다. 말을 흘려 놓고 선거만 끝나면 말을 바꾸는 전형적인 속임수라고도 말한다. 한 편에서는 촛불 시위가 갈수록 커지자 무마시키기 위한 책략 이라는 말도 나온다. 곧 있을 100만명 촛불 집회를 막아 보려는 의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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