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70 늙은 아들의 소원.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릴것만 같다. 거리는 한적하고 산아래 나무들은 푸르러 간다. 심술맞던 꽃샘추위도 이제 물러가는것 같다. 개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띈다. 지팡이에 중절모. 쇠잔한 몸에서는 알수없는 꼿꼿한 고집이 풍겨온다. 소박하지만 보기 힘든 할아버지의 한복을 보면서 문득 몇해전 안타까운 기억이 되살아 났다. 봄은 희망을 이야기 하면서 찾아왔지만 기억은 쓸쓸한 감정을 더듬어 간다. # 시선 하나. 어둠속으로 관이 들어가고, 지켜보는자의 울음소리는 멈추질 않는다. 아비를 잃은 늙은 아들은 아비의 관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아비를 잃은 늙은 딸은 주저앉아 땅을 치며 울부짖는다. 찌는 듯한 더위에 눈물과 땀이 뒤섞이고 매미의 울음과 사람의 울부짖음이 어우러져 하나가 되어 멈추질 않는.. 2009. 3. 29. 너의 왼발이 되어줄께 아이를 만난것은 작년 여름이었다. 밤이 되면 광화문에 사람들은 모여들었고 촛불은 활활 타올랐다. 사람들의 인파와 구호는 세상을 날려버릴것만 같았다. 명박산성이 등장하고, 그곳에 구리스가 아름답게 빛을 내던 날, 차가운 아스팔트위에서 아이를 처음 만났다. 인연 하나. 살다 보면 특별히 아는 것도 아닌데 유독 인상이 깊게 남거나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의 끈일수도 있고, 인간과 인간이 느끼는 설명하기 힘든 끌림일수도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서 우연히 아이와 마주쳤고, 아스팔트를 따라 걸으면서도 묘한 끌림은 지워지질 않았다. 그리고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는 이내 친해졌다. 아이는 왼쪽 다리를 약간 저는 젊은 청년이었다. 때가 묻은 모자와 낡은 스포츠가방을 매.. 2009. 3. 19. 마틸다 - 길을 걷다.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09. 3. 19. 스누피 양말의 희망 시선 하나. 겨울의 끝자락에 있는 지하철앞 광장. 비가 내리고 난뒤에 불어오는 바람이 아주 차다. 황량해 보이는 광장에는 벤치가 흩어져 있고, 그 주변엔 생활정보지가 여기저기 흘어져 을씨년스럽다.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하듯 바람은 멈추지 않고 불어온다. 그 차디찬 광장의 끝자락에 볼품없이 앉아 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눈에 띈다. 차디찬 바닥에 커다란 보자기를 펴놓고 양말을 팔고 있다. 노점의 모습이 그러하듯 노란 박스종이위에 가격표가 붙어 있2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눈길조차 던지질 않는다. 보자기 끝 찬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안쓰럽다. 아마도 팔아야할 양말을 올려놓을 욕심에 자신의 무릎은 보자기에 걸치지도 못하고 차디찬 바닥에 내려놓았나 보다. 울긋 불긋 꽃무늬가 들어가 있는 여성.. 2009. 3. 13.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