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70 어버이날, 할아버지의 리어카를 보다. 어버이날 이었습니다. 부모님이랑 오랫동안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이제 다 커버려 흰머리가 나려고 하는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그래도 오랜시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니까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효도는 못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자주 듣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어른들의 가슴에는 카네이션이 만발합니다. 퇴근시간이 되니 거리가 북적거립니다. 오늘만큼은 세상 모든곳에서 사랑이 넘쳐나는것 같았습니다. 시선 하나. 담배를 사기 위해서 동네 슈퍼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정오를 넘었지만 아직 햇살은 뜨겁게 내리고 있습니다. 작은 슈퍼앞에는 물건을 내놓고 파는 평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평상뒤에는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평상앞에는 폐지를 담은 리어카가 .. 2009. 5. 9. 세잔의 차 - 지혜로운자의 가치. 48살에 돌아가신 아버지. 뇌막염과 간질에 걸린 여동생. 집도 없이 살아가는 무일푼의 삼십대 남자. 이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세잔의 차]는 세상에서 가장 험난한 산 K2 원정에 실패하고 고된 인생길에서 패배감을 맛보고 있던 한 남자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다룬다. 분명한것은 소설이 아니라 실화라는 것이다. 우리는 영웅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패배가 확실한 전투에서 승리한 장군의 이야기, 가난과 고통을 극복하고 거부가 된 기업가의 이야기, 편견과 억압을 극복하고 꿋꿋하게 일어선 정치가의 이야기. 그 속에는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고 그들만의 철학과 노력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그러한 이야기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우리도 할수 있다는 소박한 자신감을 가지기도 한다. [세잔의 차]에 나오는 그레그 모텐슨의 이야.. 2009. 5. 1. 소박한 카네이션. 가정의 달 5월이 성큼 다가옵니다. 거리의 상점들에서,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여러가지 선물들이 전시가 됩니다. 요즘처럼 힘겨운 시대에는 더욱더 가족과 부모님이 생각 나는것 같습니다. 아주 어릴적에 TV에서 보았던 장면입니다. 반공교육을 받고, 국방성금으로 50원씩 꼬박꼬박 내던 시절이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서 헤어졌던 가족들이 이제 나이가 들고 병든 몸으로 상봉을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기억조차 희미할만큼 어린시절이지만 어머니와 함께 TV를 보며 울었던 기억만큼은 생생합니다. 찾고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듣고 오열을 하던 장면을 보면서는 함께 울었던 기억도 납니다. 꼬마시절이었지만 나도 저렇게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한다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울까를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 2009. 4. 23. 여백의 노래 비가 오고 난뒤에 느껴지는 쌀쌀함에 몸을 움추립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반팔을 입어야 했는데 비바람이 강하게 몰아쳤습니다. 마치 장마철 날씨처럼 매섭게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씨가 참 좋을때도 있습니다. 건조했던 날씨가 풀리고, 들떴던 마음이 가라앉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 풍경 비가와서 흐려지는 창문너머로 이정표가 보이고 사람들이 종종걸음을 걷습니다. 교복 바지를 둥둥 말아올리고 걷는 학생의 모습이 보입니다. 서둘러 택시를 타는 아저씨의 모습도 보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줍고 다니는 할아버지의 모습도 보입니다. 비가와도 풍경은 멈추지 않습니다. 화려하게 펴서 아름답게 빛나던 벚꽃나무 아래엔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에 뭉쳐진 꽃잎들이 어지럽게 놓여있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답던 꽃잎.. 2009. 4. 21. 이전 1 ··· 35 36 37 38 39 40 41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