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80 교차점, 방향을 찾다. 한차례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뱉어내는 천둥소리는 공포감을 갖기에 충분한것 같습니다.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고 난뒤, 언제 그랬냐는듯이 금방 햇살이 다시 고개를 내밉니다. 늘 오류가 많은 인간은 하늘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자연의 거대한 섭리를 어리석은 인간이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것 같습니다. 시선 #1 가끔은 광장 벤치에서 멍청하게 시간을 보낼때가 있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의자에 기대어 앉아 앞을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볼때가 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햇살의 따사로움에 기쁨을 느끼고,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퇴근길에는 삶의 속도를 느끼기도 합니다. 광장은 만남과 이별의 교차점이기도 하고, 시작과 마지막이 교차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길을 잃은 사람이 .. 2009. 7. 13. 노무현,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한 주의 피로를 풀어보려고 늦잠을 잤습니다. 무척 고된 한주를 보내고 맞이하는 토요일의 아침잠은 달콤했습니다. 하지만,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세상이 난리였습니다. 믿기지 않았습니다. 믿을수가 없었습니다. 하루를 멍하니 뉴스만 바라봤습니다. 똑같은 뉴스가 되풀이 되고 있음에도, 화면 가득 익숙한 사람의 얼굴만이 나오고 있어도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하루를 마감할때 까지 멍하니 있었습니다. 배도 고프지 않고 그냥 멍하기만 했습니다. 그저 눈물만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제 인정해야 할것 같습니다. 노사모 회원도 아니고, 참여정부에 대해서 비판도 많이 했지만, 당신의 정치철학만은 위대하다고 느꼈습니다. 암울한 해충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부터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기득권에 대한 당신의 함성이 이토록 크게 느껴질.. 2009. 5. 23. 좋은 영화 다시 보기. 나른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하늘은 푸르고 옷차림은 가볍습니다. 오랜만에 거리로 산책을 나가 봅니다. 세상은 온통 여름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패션 모기장이 등장하고, 선풍기가 길가에 나와 주인을 기다립니다. 어울리진 않지만, 무좀약 파는 아저씨도 거리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완견 센타 앞을 지나치다가 문득 발걸음을 멈춥니다. 귀에 익은 피아노 소리가 들려옵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입니다. 피아노와 어울리지 않는 외모이지만, 이 선율은 무척 반갑습니다. 하지만 약간은 기분이 나빠옵니다. '요즘 강아지들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들으면서 사는구나' 그 흔한 유행가조차 듣지 않고 지내는 스스로가 부끄럽습니다. 가만 보니 개만도 못하게 사는것 같은 생각이 살짝 듭니다. 흠칫거리며 언릉 자리를 .. 2009. 5. 19.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다. 몇 해전에 새로 닦인 이곳은 속도를 내기 아주 좋은 도로다. 경상도와 충청도가 이어지는 그곳엔, 유난히 터널이 많이 있다. 속도를 내던 차가 터널로 들어가면 묘한 기분에 빠진다. 자유롭게 뻗어 있는 빛의 도로에서, 좁고 어두운 터널로 들어갈때면 마치 또 다른 세상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익숙하지 않은 어둠으로의 이동. 시선은 터널속의 밝은 불빛을 쫓아서 앞으로 나아간다. 속도감 조차 느낄수 없을만큼 고요하고 적막하다. 기억 #1 대전엑스포가 열리기 얼마 전이었다. 벌써 아주 먼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그즈음에 대전 인근을 여행한 적이 있다. 군입대를 앞두고 난생처음 떠난 혼자만의 여행이었다.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스무살 시절에는 꽤 많은 고민과 .. 2009. 5. 19.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