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80 짠돌이와 6만원 2천원 함께 일하는 직원중에 짠돌이가 한명 있다. 구두쇠와 짠돌이는 가급적 멀리 하라던 인생선배의 조언이 있었지만, 이 짠돌이는 지방 출장까지 나를 따라다닌다. 가끔 주변사람들에게 눈총은 받지만 맡은 업무만큼은 정말 꼼꼼하게 잘 해낸다. 회식이 있으면 늘 1차에서 끝나는 경우는 드물다. 개별적으로 이차나 삼차까지 술을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1차 회식비용은 공식비용이 되지만 이후에 이어지는 것은 개인 지갑에서 각출을 한다. 이 짠돌이는 결단코 지갑을 연적이 한번도 없다. 술을 과하게 마신 날이면 택시비가 없다며 가장 만만한 내 지갑을 털어 간적도 제법 있다. 몇 년을 같이 지냈지만 짠돌이의 지갑색깔이 무슨 색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함께 지방출장을 오게 되면 아무래도 근무 시간이 좀 널널하다. .. 2008. 7. 16. 친구, 가리워진길을 보다. 얼마전 내 친구의 글을 올린적이 있다. 우리는 늘 빛을 쫓아 가면서 등뒤에 그려있는 그림자의 존재를 잊고 산다. 그리고 그 그림자 속에 감추어진 아픈 현실을 애써 외면한다. 글을 올리고 다시 그 친구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할까 한다. [관련글] 30대, 감추어진 친구의 그림자 타박 타박 걸어가는 인생 길. 뒤를 돌아보면 아득히 걸어온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좁고 험한 길을 힘들게 걸어와 모퉁이 작은 바위에 앉아 잠시 숨을 골라 본다. 가끔은 안개만 자욱하여 끝은 보이지도 않는 가리워진 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핸드폰도 없이 살아가는 친구에게 내가 먼저 연락할 방법은 없었다. 그러던 중 거의 한달여 만에 전화가 걸려 왔다. 내가 약속했던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목소리로 녀석을 .. 2008. 7. 14. 좀머씨, 풍경을 보며 걷다. " 두려운 발걸음 " 텅 빈 배낭을 짊어진 사람. 길다랗고 이상하게 생긴 지팡이를 손에 쥐고 뭔가 시간에 쫓기는 사람처럼 잰 걸음으로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묵묵히 걸어다니기만 한다. 누가 쫓아 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쉼 없이 걸어가는 것일까.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한 순간도 편한적이 없었던 사람.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평생 죽는 것으로부터 도망치며 살다가 결국엔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사람. 그리고 그가 뱉었던 세상을 향한 한마디. "그러니 나를 좀 그냥 놔 두시오!" 쥐스킨트의 소설 "좀머(sommer)씨 이야기"다. 쥐스킨트의 소설은 좀 색다르다. 좀머씨 이야기에서 "나를 좀 그냥 내버려 두라"는 말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말도 있다. 세상을 향해 벽을 쌓고 은둔자의 생활을 즐기면서.. 2008. 6. 9. 봉우리. "시인과 촌장" 20대 젊은 시인은, 삶이 힘들어 자살을 하기로 결심 한다. 그를 힘들게 했던 것은 경제적인 이유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아니었다.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원천적인 질문 이었다. 하늘과 구름이 어울려 하나가 되는곳. 그는 한계령 정상에 올라 발아래 놓여 있는 풍경을 내려다 본다.그리고 눈을 감는다. 자연과 인간, 죽음과 삶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곳. 그 구름아래 놓인 영원한 삶의 안식처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바른길이 없기에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 한것, 바람처럼 한평생 살다 가면 그만인 것을 무엇 때문에 고민하는가. 젊은 시인은 눈물을 닦고 뒤돌아 선다.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씨 이야기다. " 봉우리 " 아스팔트 거리위에서 구호를 외치는 한 젊은이의 소리 없는 눈물을 보았다. .. 2008. 6. 6.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