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5분전63 남쪽으로 튀다. 오랜만에 주말을 핑계로 남쪽으로 잠시 여행을 다녀옵니다. 아마도 내일 저녁쯤이면 남쪽 어딘가의 도시에서 흐린 하늘을 바라보고 있겠죠. 꽤 오랜만의 나들이가 되겠네요. 물론 한가로운 여행이나 휴가는 아닙니다. 이제는 해결해야할것 같은 여러가지 일들을 위해서 떠나게 되었네요. 고민 #1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은 늘 복잡하고 미묘한것 같습니다. 말 한마디가 관계의 오묘한 선을 긋기도 하고, 무심코 했던 서툰 행동들이 크게 확대가 되어서 고민을 안겨주기도 하죠. 그래서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관계의 이해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 되는것 같습니다. 작년 겨울에 경상북도 봉화의 한 사찰에 오른적이 있습니다. 올라갈때에는 온몸 가득 고민과 번뇌를 가지고 올랐었죠.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도 추운줄.. 2009. 8. 20. 뚜벅 뚜벅 걷는 길. 사람들로 붐비던 광장에, 또 한분의 분향소가 마련되고 있네요. 불과 얼마전에도 이런일이 있었죠. 그때도 무척 더운 날이었고, 오늘도 무척 더운 날인것 같습니다. 기억 #1 문득 콧수염 단 모대학교 명예교수가 한 말이 기억이 나는군요. 말이 씨가 된다고, 그분의 조잡한 언어가 예언처럼 다 맞아 떨어졌습니다. 꽤 오래전에 그분의 특별강의를 잠깐 들은 기억이 나더군요. 그땐 무척 자신만만하고 기고만장하고 꼬장꼬장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치적으로 성공을 하지 못한 울분과, 이념적 편향성과 계급적 우월의식으로 무장한 콧수염의 노신사는 이제 우리시대에 존경받지 못하는 인물이 되어 버렸네요. 교육자의 입장에서 그릇된 교육현장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비판은 아예 찾아볼수 없더군요. 하긴, 아직도 남북전쟁의 망상에서 벗어.. 2009. 8. 19. 비오는날의 재즈.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하루종일 멈추지 않고 내립니다. 오후가 되면서 비가 더 굵어지더니 조용하지만 강하게 계속 내립니다. 오피스텔 창문의 커텐을 모조리 걷어 봅니다. 환하게 밖이 보이면서 비가오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지는것 같네요. 잿빛하늘, 그 아래로 달리는 차들이 보이고, 창문을 타고 내리는 빗물이 전체적인 풍경을 파스텔톤으로 만듭니다. 선명하게 보이지 않지만 뭔가 움직이면서 만들어 내는 느낌. 이런 느낌 참 좋죠. 비가 와서 고생을 하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혼자 창문을 내다보면서 배부른 소리나 하고 있는것 같아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살면서 가끔은 이런 사치를 누려보는 것도 작은 기쁨이 되는것 같네요. 창밖의 풍경에 집중하면서 떨어지는 빗소리에 집중해 봅니다. 법정 .. 2009. 8. 11. 시대유감, 길을 걷다. 보도블록 위에는 술에 취한 취객이 갈짓자로 길을 걷습니다. 헐벗게 입은 아리따운 처자들의 구두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빨간색 스포츠카를 탄 젊은이들이 굉음소리를 내며 거리를 질주하고, 뒤를 이어 오토바이들의 폭주 소리를 내며 뒤쫓습니다. 쓰레기 더미 위에서 폐지를 골라내던 할머니는, 빈병 몇개를 손에 쥐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습니다. 노상으로 나온 테이블 위에선 지글지글 고기굽는 소리와 함께 고성과 웃음이 오고갑니다. 시대유감 #1 나라의 보물인 남대문이 무너졌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경제위기가 닥쳤고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방송은 하나둘씩 정치권력에게 짓밟히기 시작했고, 시위를 하던 사람과 경찰이 어이없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2009. 7. 27.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