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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시대유감

촛불집회와, 짜고치는 고스톱

by G_Gatsby 2008. 5. 12.


" 정부가 국민 여론을 잠재우는 방법"

정부와 조중동 언론은 이번 촛불집회 시위의 배후세력에 주목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FTA반대자 라는 말을 했고, 정부는 불순세력, 조중동은 한발 더 나아가 좌파 세력이라고 까지 말했다. 국무총리는 유언비어를 살포하는 해당자를 사법처리 하겠다고 밝혔고, 서울시 교육감은 배후 세력으로 전교조를 지목했다. 정통부는 인터넷 활동에 대한 검열을 시작했다.

한미 FTA 반대자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즉각 야당의 반발을 샀고, 본질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의 말을 듣고  한나다당은 연일 FTA 비준에 대하여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와 조중동의 좌파 불순세력 발언에 대해서 국민들은 더 분노했다. 우리 아이들이 좌파세력에 선동된 것이라는 논리가 21세가 어느 나라에서 통용될수 있는 말인가. 한발 더 나아가 서울시 교육감의 전교조 선동 발언은 충격적이다. 이것은 특정 정치 이념이 교육의 순수 목적까지 헤치는 치명적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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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학문의 기관이지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이 아니다.이 문제는 1920년대 미국에서 크게 이슈가 되었다. 자본가가 대부분이었던 공화당이 압력을 넣어서 "반정부 이념"을 가진 <스콧 니어링>을 해고 한 사건이다. 이것은 큰 파장을 일으켰고 미국 전역에서 교수와 순수 학문 단체들이 크게 반발했다. 사학재단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던 자본가들이 간접적 정치참여를 함으로써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를 흐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교육문제, 적어도 순수 학문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 정치논리에 따라서 학문적 자유를 해치면 안된다는 교훈을 안겨 주었다. 벌써 80년전에 미국사회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정부는 10대 참여자들이 많자,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참여를 종용한다며 비판했었다. 순진한 아이들을 선동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며, 불법시위 주동자를 엄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황당한 지침까지 내린다.  

정부는 9일, 16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미 쇠고기 수입' 홍보활동에 나서도록 했다. 이 지침에 따라 교육청은 일제히 전국 1만여 개 학교에 '홍보교육' 지침을 내렸거나 내릴 태세다. 70년대 유신 홍보교육이 '미친 소 홍보교육'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통이 학교 안팎에서 터지고 있다. 전교조가 홍보교육 거부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여 학교는 일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오마이뉴스.5.10 보도]

아이들에게 미국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홍보를 한다는 것이다. 즉 아이들이 선동되어 있으니 교육부가 나서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 산하 공무원들에게 특별 지침을 또 내렸다. 공무원을 대폭 줄이겠다고 해놓고선  공무원들에게 이런 지침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정치적인 견해에 대한 협박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일선 공무원과 산하기관 직원들에게 집회에 참석하지 말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5.11자 보도]

각종 지시사항을 수시로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등 청와대 등의 간섭이 심해지면서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쌍팔년'ㆍ'유신시대'식 감시법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국무조정실 등 각 정부 부처 사무실에는 오전 11시45분부터 정오까지 점심시간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가 자주 걸려오고 있다. 점심시간을 정확히 지키고 있는지를 점검하자는 차원에서다. 일부 부처에서는 때마침 자리에 있어 위기를 모면(?)한 곳도 있지만 일찍 뜬 부처나 부서는 좌불안석이다. [서울경제 5.11자 보도]

쇠고기협상 파동이 갈수록 커지자 정부가 급했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국민건강을 담보로 졸속 협상을 했다는 것인데, 정부가 대응하는 태도는 본질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아마도 국민은 다스려지는 것, 다스려야 하는것 이라는 생각이 이명박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확고한 것 같다.

국민적 비난을 해결하고자 내놓은 것이 바로 이런것이다. 교육부를 통해서 아이들을 교시하고, 공무원에게 지시를 하달해서 감시하는 것이다. 이것은 과거 유신시대와 군사독재 시절에 자주 써먹었던 방법이다. 한마디로 정부,여당 일부언론이 모두 함께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이명박 정부의 사태 해결책은 "우매한 국민을 교시하고, 사람들을 감시 하고 금지하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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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뱉고 보는 경박함"

이명박의 이른바 "교시정치"와 "호통정치"의 단적인 모습은 이미 여러곳에서 나타난다. 정부와 해당부처간의 목소리가 다른 현상이 많다. 이것은 자세히 현실과 문제점을 알아 보지도 않고, 짧은 생각으로 "교시"부터 하고 나니까 발생하는 문제다.

그 유명한 대불공단 전봇대 사건을 한번 보자. 대형 차량이 전봇대 때문에 진입에 에로 사항이 있다고 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즉시 전봇대를 뽑아 버리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내가 직접 나서야 모든게 해결되냐"라는 식으로 공무원을 질타 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형차량은 대불공단에 들어갈수 없는 불법 차량이라고 한다. 문제의 본질을 알지도 못하면서 순간적으로 생각나는 데로 처리 한다는 것이다.
[관련글]진중권 칼럼  전봇대 뽑기, 2MB의 후진국 행정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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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공항을 24시간으로 하면 어떻겠냐는 발언도 있었다. 해외에 골프치러 가지 말고 제주도로 가자는 것이다. 24시간 가동해서 수요를 늘이자는 것인데, 24시간 공항이 가동되면 소요되는 전기세와 추가 인력은 누가 감당한단 말인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가정집의 온도까지 감시해야 한다는식의 발언을 한것이 이번 정부 아니던가. 그런 사람들이 골프여행객을 위해서 24시간 공항을 가동하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저 생각 나는데로 지껄인 다는 것이다.

신 자유주의를 지향하며기업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사람이, MB 지수라는 것을 만들어 물가를 관리 하겠다는 발상도 그렇다. 각종 공기업까지 민영화 시키면서 시장 자율에 맞기겠다는 정부 아닌가. 이런  정부가 물가를 관리하겠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인가. 애시당초 생각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형적인 "이미지 정치"일 뿐이다.

이것 뿐만 아니다, 지난 2개월 동안 무수히 많은 논란들이 흘러 나왔다. 짧은 기간에 너무도 많은 혼란들이 있어서 이제 기억하기 조차 힘들다. 대통령의 발언과 해당 부처의 혼선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아니 거의 매일 나온다. 이 무슨 망신인가. 이러고도 국민의 신임과 국제적 신임을 얻을수 있단 말인가.

국가와 기업은 확연히 다르다.

기업은 이윤과 특정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특정 목적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희생되는 것들이 생긴다. 집단의 목적이 이윤 추구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목적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희생도 감수할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는 그렇지 않다. 국가의 목적은 국민의 목적에 부합한다. 즉 국민이 가지는 가치가 가장 큰 목적이 된다. 국민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도자가 국민을 다스리는 일은 있을 수 없고, 지도자의 목적에 따라서 국가가 가야할 이유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본적 마인드에서 국가와 기업을 혼동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가 추구하는 국가적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가르치고 다스리려고 한다. 국가는 지도자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다.

우습지 않은가. 촛불 집회의 아이들이 지금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가는 바로 이런것이다" 라는 것을 매일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도 충분히 알고 있는 것을 왜 이명박 정부는 모르는가. 아마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할것 같다.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 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올바른 국가관이 무엇인지 부터 좀 배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