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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55

뚜벅 뚜벅 걷는 길. 사람들로 붐비던 광장에, 또 한분의 분향소가 마련되고 있네요. 불과 얼마전에도 이런일이 있었죠. 그때도 무척 더운 날이었고, 오늘도 무척 더운 날인것 같습니다. 기억 #1 문득 콧수염 단 모대학교 명예교수가 한 말이 기억이 나는군요. 말이 씨가 된다고, 그분의 조잡한 언어가 예언처럼 다 맞아 떨어졌습니다. 꽤 오래전에 그분의 특별강의를 잠깐 들은 기억이 나더군요. 그땐 무척 자신만만하고 기고만장하고 꼬장꼬장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치적으로 성공을 하지 못한 울분과, 이념적 편향성과 계급적 우월의식으로 무장한 콧수염의 노신사는 이제 우리시대에 존경받지 못하는 인물이 되어 버렸네요. 교육자의 입장에서 그릇된 교육현장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비판은 아예 찾아볼수 없더군요. 하긴, 아직도 남북전쟁의 망상에서 벗어.. 2009. 8. 19.
교차점, 방향을 찾다. 한차례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뱉어내는 천둥소리는 공포감을 갖기에 충분한것 같습니다.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고 난뒤, 언제 그랬냐는듯이 금방 햇살이 다시 고개를 내밉니다. 늘 오류가 많은 인간은 하늘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자연의 거대한 섭리를 어리석은 인간이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것 같습니다. 시선 #1 가끔은 광장 벤치에서 멍청하게 시간을 보낼때가 있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의자에 기대어 앉아 앞을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볼때가 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햇살의 따사로움에 기쁨을 느끼고,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퇴근길에는 삶의 속도를 느끼기도 합니다. 광장은 만남과 이별의 교차점이기도 하고, 시작과 마지막이 교차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길을 잃은 사람이 .. 2009. 7. 13.
앓는 소리, 진실 혹은 거짓 밤거리를 거닐다 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세상이 어렵다고 하지만, 밤이 오면 네온사인의 불빛은 더욱더 현란해 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칩니다. 술에 취한 취객은 흐느적 거리고, 공부를 마친 아이들의 발걸음은 피곤해 보입니다. 포근한 휴식처로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다양합니다. 시선 #1 뚱뚱한 아주머니가 날씬한 아저씨에게 욕설을 퍼붓습니다. 술에 취한듯 아저씨의 시선은 멍해 보입니다. 악에 받힌듯 아주머니의 눈에은 노기가 서려있습니다. 체급의 한계를 인식한듯 아저씨는 싸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더 커집니다. 당황한듯한 아저씨의 눈이 유난히 커 보입니다. 사람들은 재빨리 그곳을 지나쳐 갑니다. 호기심 어린 시선을 던지기는 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드디어 아저.. 2009. 6. 25.
좋은 영화 다시 보기. 나른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하늘은 푸르고 옷차림은 가볍습니다. 오랜만에 거리로 산책을 나가 봅니다. 세상은 온통 여름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패션 모기장이 등장하고, 선풍기가 길가에 나와 주인을 기다립니다. 어울리진 않지만, 무좀약 파는 아저씨도 거리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완견 센타 앞을 지나치다가 문득 발걸음을 멈춥니다. 귀에 익은 피아노 소리가 들려옵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입니다. 피아노와 어울리지 않는 외모이지만, 이 선율은 무척 반갑습니다. 하지만 약간은 기분이 나빠옵니다. '요즘 강아지들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들으면서 사는구나' 그 흔한 유행가조차 듣지 않고 지내는 스스로가 부끄럽습니다. 가만 보니 개만도 못하게 사는것 같은 생각이 살짝 듭니다. 흠칫거리며 언릉 자리를 .. 2009. 5. 19.